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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2020

태백산맥(1~10권)

by goyooha 2020. 3. 26.
728x90

저자: 조정래
출판사: 해냄

페이지: 4456p

장르: 한국문학

 

2020. 03. 12. ~ 2020. 03. 25. 총 14일간 독서

 

서평

드디어 태백산맥을 모두 읽었다. 명성만큼 대단한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에게 할 말을 단 한 줄로 줄이자면, '역사를 먼저 알고 읽으라'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상당히 좌 편향적이다. 전쟁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체계적이고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인민군이나 빨치산이 대단히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했다고만 말하기는 어렵다.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민간인들이 인민군을 보면 "인공만세!"하고 외치고 국군을 보면 "대한민국 만세!"하고 외친 것이다. 이 시리즈를 읽고 내가 알게 된 것은 이 시대의 상황이 내 생각보다 거칠고 힘들었다는 점이다. 막연하게 빨치산의 지리산투쟁으로 알고 있던 부분도 소설적 서술로 조금 더 상세히 상상할 수 있게 되었고, 지주와 소작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글 재주보다는 시대역사 속의 다양한 인물들과 그 관계들을 엮어간 것이 대단한 것은 인정한다. 단순히 양 극단의 싸움만이 아니라, 그 속에 실제로 살아간 국민들의 삶을 그려낸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국사시간에 단 한줄로만 여기고 넘어갔던 해방 후와 한국전쟁이야기. 그것은 조상들의 피가 담긴 삶이었다.

 

메모

[2권]
224p
"나는 이념이라는 것이 정치지향적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소. 변증법도, 유물론도, 봉건주의도, 공산주의도, 민주주의도, 모두 정치지향적 인간들이 만들어낸 이기적인 지배도구일 뿐이오. 봉건왕조를 타도하고 세운 공산주의나 민주주의 사회가 도대체 절대다수 인간의 삶을 위해 한 것이 뭐가 있소. 그것들은 새로운 구속일 뿐이고 인간의 본질적 문제는 하나도 해결한 것이 없소. 공산주의나 민주주의는 20세기의 인간들이, 지배본능이 강한 인간들이 윤색해낸 정치연극의 각본일 뿐이오. 그것들은 절대적일 수가 없소. 왜냐하면 모순투성이고 부정확한 존재들인 인간들이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오. 그것들은 인간이 갖고 있는 만큼의 모순과 부정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해야 하오. 그러므로 그것들은 절대적일 수가 없고, 신봉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오. 그런데 그것들을 절대적 존재로 신봉하게 되면 그만큼 인간들을 불행하게 만들 것이오. 인간은 인간이 만든 기계가 아니오. 인간이 인간을 장담하는 것처럼 어리석음을 범하는 일은 없소. 나는 다만 인간이고 싶을 뿐이오."

 

[4권]
300p
생각은 깊게, 행동은 빠르게, 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다운 태도였다.

 

302p
나무복도에 윤기가 반들거렸다. 어린 조막손들의 정성스런 노동이 거기에 어려 있었다. 깨끗하게 청소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나무판자가 유리를 닮도록 반들거리는 데서 김범우는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 청소도 교육이라고 강조한 일본교육의 모습이 변질없이 그대로 시행되어 어린것들에게 불필요한 노동을 강요한 결과가 바로 그 복도의 반들거림이었다.

 

323p
이만 난필 줄입니다. 총총.

 

[5권]
217p
떠나고 싶은 사람이 어디 그 두 사람뿐일까. 그들은 떠나고자 하지만 정작 갈 곳은 그 어디인가. 그들을 떠나고 싶게 만든 세상, 그 세상이 떠나야 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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