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이전 블로그에 2017. 5. 24. 에 게시한 글을 옮겼습니다.
(5) 홉스 : 만인 대 만인의 투쟁
태초의 인간, 자연 상태에서의 인간을 홉스는 어떻게 정의 내렸을까? 앞서 보았던 물질의 성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자아는 법과 도덕에 의해 규제받고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법과 도덕’은 외부의 힘이며 강제력을 지녔다. 그렇다면 자연 상태에서의 인간은? 법과 도덕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그리하여 홉스는 인간의 자연 상태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상태, 즉 전쟁 상태로 보았다. 다수의 인간이 공동으로 동의하여 세운 법이라는 울타리 없이 존재하는 인간은 각자 자신만의 상대적 도덕성을 가지므로 윤리적 갈등을 일으킨다. 도덕적 상대주의가 갈등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적 자유 속에 사는 인간은 원천적으로 끊임없이 무엇인가 요구하게 되는데, 끊임없이 요구하는 이것을 인간의 욕구(desire)라 칭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명언 아닌 명언 같은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다. 그 예로, 갈증을 느껴 물을 마시는 행위에 대해 말할 수 있다. 단순히 물을 계속 마시는 것뿐 아니라 물에서 홍차, 녹차 등 음료로 요구범위가 확대된다. 욕구는 끝이 없을 뿐 아니라 점점 더 좋은 것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소유하는 쪽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끊임없는 욕구의 집합적 표현이 바로 ‘자기 보존’이다. 정치적 조직이 결여된 자연 상태의 인간이 외부로부터 자신의 신체와 재산을 보호하고자 하는 본능적 욕구. 이것이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 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상황에 맞춰 자신만의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게 되고, 이 사적판단이 충돌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고 전쟁 상태가 되는 것이다.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상태에서 모든 이들이 공통으로 동의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사실은, 타자의 공격으로부터 ‘자기를 보존할 일반적 권리’가 있다는 것뿐이다.
‘자기를 지킬 권리’를 행하는 방법의 차이가 난립하여 도래하는 전쟁 상태. 불신에 둘러싸여 서로 죽고 죽이는 혈투가 과연 이론의 끝일까? 물론 아니다. 이 정신없는 투쟁은 평화로 가는 과정이 된다.
무식한 싸움터만 무한 증식할 것 같은 ‘자기 보존’이 뜻밖에 사회를 구성하는 전제조건이 된다는 것은 가히 놀랍다. 다음 글에서는 전쟁 상태 그 끝에서 인간은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홉스의 추론을 살펴볼 것이다.
* 틀린 곳이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참고도서는 김만권 저 「그림으로 이해하는 정치사상」 로, 포스팅 제목과 주요 키워드를 인용하고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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