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혜진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출판날짜: 2014. 05. 16.
페이지: 371p
장르: 한국문학
2018. 02. 02. ~ 2018. 02. 05. 총 4일간 독서
서평
내가 먹고 입고 자는 이 모든 것, 모든 관계를 걷어내고 난 후에도 내가 중앙역에 있는 거리의 사람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서울역에서 나는 많은 '그' 또는 '여자'를 보았다. 날아오는 소주병을 놀란 마음으로 피한 적도 있다. 사회의 최하층이라 생각했던 그들은 이 책을 통해 다르게 다가온다.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생각케 해준 글이다.
메모
93p
이곳은 젊고 건강한 내게 가장 인색하고 야박하게 군다.
내가 가진 젊음을 대단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소진해야 할 젊음이 버겁도록 남았다는 게
얼마나 막막한 일인지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27p
할 일이 없고 굶주린 사람들은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기 좋아하는 법이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사고 시간을 때우려고 한다.
155p
이곳을 벗어나는 즉시 너희 두 사람은 서로에게 쓸모없는 존재가 될거다. 그렇게 단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에 속하지 않은 그는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이곳에 있는 내겐 이 여자가 전부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197p
벌거벗은 몸뚱이만 남은 사랑이 실은 이런 끔찍한 모습일 수 있다는 게 속상하다. 이 감정이 우리를 얼마나 더 구차하게 만들 수 있나. 나는 눈을 감아버리고 만다.
236p
나는 여자에게 달려가지도, 소리쳐 부르지도 않고, 모르는 사람처럼 멀리서 여자를 지켜본다. 이건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장면이다. 저 사람이 내가 내내 그리워한 사람이 맞나.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며 분수 주변을 뛰고 기어오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251p
그런 것들 사이에서 시간을 죽이며 내내 나를 기다릴 여자를 떠올린다. 여자를 몹쓸 곳에 가둬두고 왔다는 죄책감이 몸집을 키운다. 순식간에 나를 삼키는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점점 알 수 없는 기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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