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다짐

밤 공기의 서늘하면서도 청량한 분위기는 생각에 잠기게 한다. 10대의 밤은 긴장감이 감도는 두근거림, 20대의 새벽은 해결되지 않는 고민들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그땐 왜 그랬을까 하고 후회하는 순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럴 수 밖에 없던 순간이었다. 아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하고 똑같이 마음 아파하게 될 것 같다. 모든 상황은 결국 나의 선택이라는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과거에 다른 선택들을 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까?

 

살아가다보면 항상 최악을 예상하고 선택을 하게 된다. 기대를 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한 습관이 지나친 걱정으로 이어지며 삶 자체에 지치게 했지만 멈출 수 없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들로 잠 못 이루는 밤처럼. 아무리 괴로운 시간이라도 흘러가길 기다리면 괜찮아진다던 말들이 와닿지 않았었다. 하지만 어둠의 끝자락에서 보니 어쨌든 지나가고 있었다.

 

조금 아쉬운 점은 고통만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순간들을 사진처럼 멈추어 놓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그래서 밤에서 새벽을 지나 해가 떠오르는 지금, 마주치는 하루하루에 충실하려고 한다. 이 또한 지나가서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후회없는 현재를 살아가고 싶다.